안드로이드 개발자 보드로 유명한 하드커널에서 10월 27일 새 SBC를 출시했습니다. ODROID-HC4라고 이름 붙여진 보드입니다. 보드 사양을 보아하니 ODROID-C4에서 파생된 모델 같네요.


ODROID-HC4

간단한 정보 표시가 가능한 OLED 패널의 포함 여부에 따라 두 개의 제품으로 나뉘어 있네요.

ODROID-HC4

기본형은 ODROID-HC4입니다. 74,800원에 부가세 별도, 충전기는 별매입니다.

ODROID-HC4 with OLED

앞에 뭐가 생겼죠? ODROID-HC4 with OLED는 86,300원에 부가세 별도, 충전기는 별매입니다. OLED 패널이 11,500원인 셈이네요.

ODROID-HC4의 보드 구성

A CPU (Amlogic S905X3) H 2x System LED indicators
B DDR4 memory (2GiB or 4GiB) I 1x UART for system console
C 2x SATA ports J 1x IR receiver
D 1x RJ45 Ethernet port (10/100/1000) K 5x GPIO pins (for optional OLED display)
E 1x HDMI 2.0 L 1x Micro SD slot
F 1x USB 2.0 host port M 1x Cooling fan
G 1x DC power jack (Outer diameter : 5.5mm, inner diameter 2.1mm) N 1x Boot switch

보드 구성은 위와 같네요. 특징적인 부분은 C: 2x SATA ports입니다. 이 포트를 통해 하드디스크나 SSD를 바로 꽂을 수 있어요. 나스 목적의 운용을 고려한 하드커널의 Home Cloud 시리즈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다른 모델과 비교를 해 봅시다.

ODROID-HC4 vs.

ODROID-HC4 vs. ODROID-C4

ODROID-C4

ODROID-C4는 HC4 모델의 원형 모델입니다. 생긴 것을 보면 알겠지만, 이 제품은 라즈베리 파이 모델 B의 아류작 중 하나죠.

HC4는 C4와 같은 CPU (Amlogic S905X3) 와 메모리 (DDR4 4GiB) 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둘은 같은 성능을 가지고 있겠네요.

HC4가 나스를 위한 파생 모델인 만큼, 2개의 SATA 포트는 굉장히 유용합니다. 저는 처음에 후술할 ODROID-XU4로 나스를 만들었는데요. 외장 하드를 USB에 꽂아서 사용하는 방법은 추가 비용 (+ 외장하드케이스) 문제도 있고, 실수로 USB 케이블이 뽑히는 위험성도 있거든요. 나스 용도로 사용하려면 SATA 포트가 있는 편이 더 좋습니다.

그런데 HC4에는 USB 포트가 2.0으로, 그것도 단 한 개네요… 이건 좀 아쉽네요. C4에서 USB 3.0에 할당한 PCIE 레인을 HC4에선 SATA 용도로 모두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저는 하드웨어에는 깊은 지식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eMMC 슬롯도 삭제된 것 같습니다. 뭐, eMMC의 성능이 압도적으로 좋다고는 하지만 범용성에서 SD 슬롯만 못하니까, 원가절감 면에서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Petitboot이 설치되어 있어 SATA 포트의 SSD/HDD로 부트할 수도 있으니, 크게 아쉬운 부분은 아니에요.

ODROID-HC4 vs. ODROID-XU4/HC1/HC2

ODROID-HC2
이 사진은 ODROID-HC2입니다.

ODROID-HC1ODROID-HC2ODROID-XU4에서 파생된 나스용 SBC입니다. XU4는 하드커널의 스테디셀러 모델 중 하나로, 갤럭시 S5에 들어가는 Exynos5422를 CPU로 사용하고 있어요.

ODROID SBC 성능 비교

그래서 사실 성능은 XU4/HC1/HC2가 C4/HC4보다 좋아요! 3년 전에 XU4 산 나 만세 그렇지만 XU4 시리즈는 32bit 아키텍처이고, 메모리도 DDR3 2GiB으로 조금 오래된 티가 나죠. 보드에 리눅스를 설치하여 도커 등을 사용한다고 하면 C4 계열이 더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둘 다 동일 체급의 ARM 아키텍처인 이상, 체감 성능의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습니다. 즉, XU4/HC1/HC2가 돌릴 수 있으면 C4/HC4도 돌릴 수 있고, XU4가 버거우면 C4도 마찬가지란 소리죠.

ODROID-HC4 vs. ODROID-H2/H2+

ODROID-H2+

ODROID-H2+는 사실 비교 대상이 아니에요. 체급이 다르거든요. H2/H2+는 윈도우도 설치할 수 있는 데스크톱 급의 PC입니다. 이 앞에서 HC4는 ARM 기반의 임베디드 보드에 불과하고요. 따라서 성능 차이는 비교가 무의미할 만큼 큽니다. H2에는 해놀로지라 부르는 XPEnology도 설치할 수 있으니, 운영하기도 쉬운 편입니다. XPEnology 설치 과정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지만

하지만 가격 차이도 커요! H2+의 가격은 142,800원인데요. 메모리가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지 않으므로 메모리 구매 비용을 추가해야 합니다. 그러면 실질적으로 2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셈이죠. 이쯤 되면 상용 나스와 편의성 vs. 가성비로 고민할 가격까지는 올라가게 됩니다.

ODROID-HC4 vs. Raspberry Pi 4

ODROID-H2+

Raspberry Pi 4 Model B는 이 분야의 본가죠. 범용 SBC의 사실상 표준을 가지고 있어서 기술 지원을 받기가 쉽습니다. 사용자가 어마어마하게 많거든요.

다만 얘는 나스용으로 설계되지 않았어요. 하드디스크를 직접 연결할 수도 없습니다. 서드파티에서 SATA HAT이라고 하는 확장 커넥터 모듈을 팔기는 하는데요. 모듈만 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고, 추가 전원이 필요하고요, (USB-C 전력만으로는 하드 여러 개를 돌릴 수 없거든요) 저 확장 모듈도 가격이 꽤 나가요. 저렇게 만들고 나면, H2의 가격과 거의 비슷해집니다.

ODROID-N2+ 역시 같은 이유에서 비교하지 않습니다. 저는 SATA 포트는 기본 지원하고 봐야 본격적인 나스용 보드라고 생각하거든요.

ODROID-HC4 vs. 상용 NAS

이 부분은 짧게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HC4는 20만 원 전후의 상용 나스보다는 성능이 좋습니다. (메모리 용량을 확인해 보세요) 인텔 CPU를 장착한 고급 모델에는 비교할 수 없지만, 가격이 압도적으로 싸죠.

사실, 상용 나스의 가치는 탑재된 나스 솔루션과 제조사의 서비스 지원에 있으니, 직접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요.

정리하자면

ODROID-HC4는 저렴하게 자작 나스를 구성하려고 한다면,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제품이에요. C4와 같은 OS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므로, Armbian을 설치한 다음 OMV도 깔 수 있겠네요. 리눅스를 설치하게 되면 ARM 도커가 사용 가능하니까, 20만 원대의 상용 나스와는 비교할 수 없는 확장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OLED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저는 저것 때문에 만 이천 원을 더 쓸 이유는 없어 보이는데, 귀엽고 (?) 예쁘다 (??) 는 반응도 있는 것 같네요.

저는 이미 H2가 있는데 살 이유는 없겠죠.

그런데?

C4에서 파생된 모델이라 IR 리시버가 있네요? (보드 구성의 J 부분) 그러면 C4용 리모컨을 사서 Kodi 등을 설치하면 나스 서버와 클라이언트 겸용으로 쓸 수도 있겠네요.

아니다, ARM 아키텍처이니 아예 안드로이드 TV를 설치하면 안 되나? 안드로이드에 도커가 지원되던가?

잠시만요, HC4 좀 사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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